2022.11

 

한참 읽다가 외국사람이 쓴 책이란 걸 알고 놀랬다.

마흔 나이에 대한 슬럼프는 세계공통이구나..

이전에 읽은 '맙소사, 마흔' 책보다 더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

이전 책이 여성 작가가 마흔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신변잡기를 쓴 느낌이라면, 이 책은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쓴 느낌이다.

 

264p, 135*210

 

13/310

 

47세 이자벨 "2년전부터 매일 공허감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렇다고 우울증 같진 않아요. 다만 제 삶이 하루하루 의미를 잃어가면서 서서히 추락하는 기분이에요."

 

이자벨이 느끼는 '끝날 것 같지 않은 막연한 슬픈 감정' 은 그녀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한 욕구를 나태내는 것이다.

이자벨이 호소하는 슬픈 감정은 젊은 시절이었던 '인생 전반기'를 떠나보낸 후 느끼는 감정이다.

 

이자벨이 느끼는 상실감이나 불행은 '내가 그려온 삶은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21/310

 

'중년의 위기란 40~50대 나이의 사람들이 죽음을 의식하면서 돌연 엄습하는 심리적이고 실존적인 위기' 라고 정의했다. 다시말해 '중년의 위기'는 다급함과 혼란 그리고 두려움까지 동반한 내적 감정을 뜻한다. 이것은 얼마 남지 않은 한정된 삶을 의식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40~55세의 80%가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사람들이 그 위기탓에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외도, 이혼, 단절된 인간관계, 우울증, 삶의 의미 상실, 노화로 인한 불안 증세 등 심각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25/310

 

이 시기에 일어나는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성정과정'이다. 중년기는 인간발달 과정 중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30/310

청소년기에 우리는 신체적 변화를 겪으며, 제약적인 주변 환경에 자신을 맞추면서 정체성을 확립한다. 40~60대의 중년기가 되면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도전에 준비된 사람은 극히 소수이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도전이란, 청소년기에 만들어진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 만든 외형적으로 멋지게 포장된 '공식적인 모습'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 자신이라고 여겼던 존재를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참된 나로 변화시키는 일이 이 시기에 풀어야 할 과제이다.

 

32/310

 

중년기의 발달과정 (자기실현과정) 5단계 - 칼융

 

하나, 적응하기

인생 전반기에 우리 마음속에 있는 목표는 한가지였다. 인정받기위해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는 것, 달리 말하면 살아가기 위해 인정 받는 것이다. 인정받기 위해 세상이 요구하는 것에 자신을 굴복시키고 순종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외부 세계에 잘 적응하기 위해 페르소나(가면)를 쓰고 그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서 페르소나는 타인의 눈에 비친 나의 겉모습을 말한다.

 

인생 전반기까지는 세상에 관심을 집중하고, 외부 세계 방식에 편중된 삶을 산다. 하지만 중년기에는 외부 세계로 향했던 관심을 내부 세계로 돌리면서 한쪽으로 치우쳤던 무게 중심을 이동시켜 균형을 이루게 된다. 중년기에는 타인의 시선에 집착할 이유도 적어지고, 새로운 정체성과 자신감이 생겨, 외부 세계의 인정을 받고자하는 갈망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둘, 의식하기

인생 전환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현재의 삶에 한층 더 의문을 품게 되고, 무엇인가 삶을 마비시켜 대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느낀다. 이것은 페르소나를 이루고 있던 밑바탕이 마모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단계는 자기실현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오랫동안 우리  삶을 주도해온 페르소나, 즉 우리가 쓰고 있는 가면의 역할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셋, 자기와 마주보기

자기실현의 세번째 단계는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자기와 대면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의혹과 불활실성으로 가득찬 채 자신에게 많은 질문을 하지만 흡족한 답을 얻지 못한다.

...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을 재평가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자기실현 과정의 세번째 단계에서 겪는 경험 중 가장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이별에 대한 부분이다. 잠복 상태로 머물러 있는 근심, 형언할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 같은 것은 이별의 전주곡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뭔가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으로 성장하기 위해 아동기와 이별을 했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의 나와 작별을 고해야만 한다.

중년기에 들어서면, 우리는 '젊은 청년기와의 작별'과 '참된 나라고 착각했던 페르소나와의 작별'로 인해 상실감을 겪게 된다. 이때 주로 후자로 인한 상실감이 한층 더 크게 느껴진다.

...

베로니크의 사례에서 세가지의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고통스러운 사건은 자기실현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 페르소나는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자기와 구별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그림자에 있는 열등한 인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넷,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기

자기실현의 네번째 단계는 '가면을 벗어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에게 더욱 진실해지는'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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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계에서는 과거에 실행하지 않은 일, 선택하지 않고 포기한 것들을 좀더 명확하게 의식하게 된다. 사람들은 과거에 포기했던 꿈을 중년에 들어선 지금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기실현 과정은 현재 존재하는 것과 과거에 귀속되어 버린 것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것이다. 한편 이 통합은 또 한번의 작별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섯, 자기실현으로 온전한 나를 찾기

자기실현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통합된 온전한 전체로서의 '나' 가 되는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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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실현 과정의 마지막 단계의 핵심은 인생 전반기 때 형성된 정해진 방향으로만 가려는  삶의 방식을 전환해 무의식에 있는 장점, 욕구, 열망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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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단계의 핵심 과제는 우리 존재를 구성하는 서로 다른 여러 요소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진정으로 통합된 자기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왜 갑자기 중년기에 일어나는 것일까?'

'이 과정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요약해 보면 중년기는 '조각으로 분산된 정신 상태를 벗어나 한층 통합된 정신 상태를 향한 여행' 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78/310

우리는 인생 전반기에 젊음의 가치를 몰랐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고 예사롭게 생각했다.

 

먼저 노화되는 육체를 인지하고 정체성과 자아상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아름다운 외모가 성공의 기준이 되는 사회에서 늙는다는 것은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다는 편견 때문에 우리를 울적하게 만들기도 한다.

 

노화는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며 조율을 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외모에 덜 집착하는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게 돕는다.

 

93/310

인생 후반기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에 영향을 미칠 결정적인 변수를 9가지로 요약했다.

1) 충분한 근력 유지 (손목 근육의 수축력과 근력 지표로 평가)

2) 적정 몸무게 유지

3) 혈당 과다증 조심 (혈액 속 당도 최고치를 말하며, 흔히 당뇨병, 비만과 연결)

4) 동맥 고혈압 조심 (심근경색이나 뇌혈관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

5) 금연

6) 음주 절제

7) 콜레스테롤 관리

8) 고학력

9) 남은 생애를 함께할 반려자의 동행

 

중년기에 위의 요인들을 모두 지키면 85세까지 건강하게 살 확률이 69% 이다. 그에 반해 6개 이상의 요인을 지키지 못하면 85세까지 건강하게 살 확률이 22%로 떨어지며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건강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돌보지 않을 때 육체의 노쇠가 빨리 온다고 분석한 점이다. 즉 육체의 노쇠는 필연적인 숙명이 아니란 뜻이다.

 

111/310

나이가 들수록 왜 연하의 남자 혹은 연하의 여자에게 끌리는 것일까?

 

다음은 중년기에 바람을 피우는 여러가지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 아직 젊다고 느끼거나 천천히 늙고 싶다는 욕망 : 자기에게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젊음과 열정을 연하의 상대에게 느끼고 싶은 욕망이다.

- 성적 매력을 되찾고 싶은 욕망 : 노화로 사라진 성적 매력을 되찾아 자신감을 찾고 싶은 욕망이다.

- 자신의 젊음이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남성 혹은 여성스럽다는 것을 배우자, 자녀, 친구 등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은 욕망

- 자기의 존재 가치를 타인의 시선에서 찾고 싶은 욕망 : 아직 젊음을 간직하고 있고, 풍부한 인생 경험도 있는 남자 혹은 여자로 보이고 싶은 욕망이다.

- 정신적, 정서적, 성적 측면에서 새롭게 존재하고 싶은 욕망 : 타인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존재가 되고 행복을 느끼고 싶어 하는 욕망이다. 이것은 배우자의 무관심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심리이다.

- 골치 아픈 현실에서 벗어나고, 반복적이고 평범한 생활을 일탈하고 싶은 욕망

- 이상적인 상대와 새로운 관계를 맺어 중년기에 생기는 걱정이나 불행을 억압하고 의식하지 않으려는 욕망

- 너무 늦기 전에 살아보지 않은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싶은 욕망

 

이중에서 일상에 대한 일탈과 새로운 삶에 대해나 욕망은 외도를 부추기는 가장 큰 동기로 꼽힌다.

 

137/310

지금까지 부부의 공동 관심사는 내집 마련이나 자녀 교육에 치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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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부부의 공동 관심사' 를 다시 찾는 것이 중요하다.

...

만약 부부가 결혼 초기에는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만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면, 이제부터는 자신과 배우자의 내적 성장과 행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153/310

다른 것을 해보고 싶은 욕구는 지금의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거나 다른 잠재 능력을 개발하고 싶은 바람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반복되는 직장 생활과 스트레스에서 오는 우울증, 공허감, 무력감, 부조리함 등에서 벗어나고 싶은 바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자기실현의 필요성을 암시하는 징표들이다.

 

중년기는 직업적으로 능력과 효율성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인데 반해, 정신적으로는 공허감에 사로잡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베르나데트는 자유와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활동에 남는 시간을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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